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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밴드 이야기! UH?

Posted 2008/02/12 04:36, Filed under: Interests/Theater&Film


뭘하든 노플랜이 되어버린다는 미묘한 저주를 몸에 지닌채 태어난 바글의 이야기.
...따위 일리가 없다.

지난 금요일 울헌 꼬리모(내지는 레이븐 꼬리모)에 대한 열망으로 룬다를 한창 돌던중, 네이트온으로 날라온 성분과 상언의 얼굴이나 보자는 메세지. 따로따로야 마르고 닳도록 보는 얼굴이지만 둘을 합쳐놓고 보니 꽤나 오랜만인거 같아 신기해 했더니 지들도 몇년만이라고...뭐야 니들 왜 부담스럽게 친한척 하고 ㅈㄹ.

토요일에 시간맞춰 휘적휘적 약속장소인 건대로 나가보니(현실=약속 30분전에 깨서 미친듯이 씻고 택시타고 달려갔다) 이미 도착한 성분과 상언. 그러나 내 주위 인간들이 늘 그렇듯, 서로 모인다 해도 계획따위가 존재할리 없다. 무언가 자신있는듯한 레잎의 제의로 일단 건대로 모이기는 했으나, 아침 12시부터 문을 연 가게가 많을리도 만무하고, 더더군다나 뭔가 그럴듯한 가게가 있다손 치더라도 가는길을 기억할 레잎이 아니다.
결국 원점상태에서 무언가 하기로 결정. 당연하지만 피씨방도 당구장도 갈 수 없는 막장 멤버이다 보니 (심지어 홀수의 저주까지 걸려있다) 이렇다할 계획도 없이 건대앞을 흘러다니길 몇분, 마침내 '배라도 고파지는데' 성공한 일행은 근처 나무그늘로 직행. 들어가자마자 쇼파를 찾더니 무서운 속도로 바로 늘어졌다.

더-러운 대흥동 상권따위에선 본적도 없던 나무그늘은 돈 적게 들이고 시간 죽이기 매우 좋은 곳이었다. 뭣보다 일단 별다방(콩다방, 파스쿠치, 기타 등등) 커피 한잔값으로 대충 식사를 때울 수 있다는 점이 그렇고, 생각보다 많은 음료 선택의 폭이 있다는 점이 그렇다. 쇼파만 좀 더 푹신하면 될듯(...)

한참 나무그늘에 늘어져 있다가 슬슬 지루해질 무렵 보드방을 가기로 결정. 다시 건대앞으로 나와 보드방을 찾는데, 이게 벌써 309년전에 사라진 유행인지라 한시간 가까이 보드방이라곤 쥐뿔도 안뵈는 상황이 발생. 결국 찾다찾다 지친 일행은 근처 피씨방에서 검색을 하는데, 정작 보드방은 처음 있었던 나무그늘에서 위로 150m쯤 더가면 있었다는 슬픈 이야기.

보드방에서 한창 피말리는 카탄(현실=앞뒤로 도로가 막혀 빌빌대며 디벨롭 카드만 뒤집던)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레잎이 삼계탕 운운하며 도망. 덕분에 카탄은 끝도 못보고 파토가 나버렸다. 이후 보드방의 푹신한 쇼파에 의지해 (볼때마다 생각하는거지만 얘랑 만나기만 하면 어딜가든 쇼파가 없으면 안된다. 일단 늘어지고 봐야...) 이런저런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냈지만, 결국 시간은 애매한 다섯시. 슬슬 보드방에서 나와 또다시 건대의 차가운 길거리 위에 서기는 했는데, 이후 일정에 관한 생각따위 있을턱이 없으니, 또다시 피씨방, 당구장, dvd방, 플스방, 영화관따위의 영양가 0%의 의견만 오고가다가, 대학로 가서 연극이나 보기로 결정.

당연히 갑작스럽게 결정된 사안이니 머릿속에 떠오르는 연극따위 있을리가 없다. 아니 그 전에 일단 마지막으로 본 영화가 캐리비안의 해적이라는 문화지수 0.015의 생활을 하고 있다보니 연극이라는 대안이 나온거 자체가 신기한 상황. 근처 PC방에서 티켓을 뒤져봤지만, 그래서야 뭐가 볼만한 연극인지, 시간은 맞는지 알리가 없다. 결국 무턱대고 일단 대학로로 지르기로 결정. 건대앞에서 지하철을 잡아타고 혜화역으로 향했다.

혜화역에 도착해서 수많은 개콘삐끼(별게 다있다)를 뚫고 헤메다 보니 통칭 동굴이라 불리는 소극장의 연극등을 모아서 소개해주고 티켓도 대행판매하는 부스를 발견. 리플렛 찌라시를 보다 위대한 캣츠비가 눈에 띄길래 볼까 했더니 벌써 매진이라는 소극장 연극답지 않은 거만한 발언. 연극 소개해주는 아저씨가 지금 표 남은게 개콘과 고물밴드 이야기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연휴라 그런건지 아니면 내가 대학로 연극에 무지해서 그런건지 몰라도 공연 표가 다 동났다는 소리에 깜짝 놀랐다. 와 대학로 소극장 연극이면 막 자리 남고 그런거 아녔어?!

태어나서 처음 본 공연삐끼에 (요즘 용산도 삐끼짓은 안한다) 당황한 개콘은 이미 고려대상이 아니었고, 동굴에서 안내하던 아저씨가 추천한 고물밴드 이야기가 마침 시간도 얼추 저녁먹고 보러가면 맞을 꺼 같기에 고물밴드 이야기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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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밴드 이야기! UH?는 제목 그대로 고물로 만든 악기를 가지고 연주를 하는 연극이다. 얼핏 난타 생각이 나기도 하는데, 난타가 두드려서 소리를 내는 리듬에 치중한 연극인데 반해, 고물밴드 이야기! UH?는 과학놀이 따위로 어렸을때 한번쯤은 만들어봤을 화음병 따위를 동원해 (물론 스케일이 다르다-) 화음과 음계가 존재하는 악기를 만들었다. 일단 이름부터 고물 '밴드'지 않은가.
연극을 보고 있으면 저 소품을 일일히 만들어서(꽤나 다양한 '악기'가 등장한다) 음계를 맞추고 그걸로 또 다섯이서 연주를 맞췄을 고생이 (근성이) 눈앞에서 전해진다. 게다가 각자 한가지 악기만 담당하는것도 아니고, 꽤나 많은 악기를 연주하니 연극하나 만들려고 들인 노력이 안보일수가 없다. 특히 피노가 연주하는 화음병 피아노나 타일 피아노는 대체 저걸 어떻게 일일히 만들어을까 감탄이 나올 지경. 연주하는 음악이 이미 우리에게 친숙한 음악이다 보니 더더욱 호감이 간다.

하지만 결국 그 '고물악기'들은 이야기를 한정시키는 문제도 있는데, 결정적으로 연극을 이끌어가는 스토리가 부실하다보니 중반을 넘어서면 늘어지는감이 없잖아 있다. 80분 내내 극에 몰입하려면 처음의 Stand by Me를 열창하는 힘으로 계속 연극을 끌어가줘야 하는데, 어느순간 극 안의 이야기는 사라져버리고 갑자기 콘서트로 바뀌어버리는 스토리는 흐름을 끊기 충분하다. 게다가 음악 자체의 흐름도 좋다고만은 할 수 없어서, 베스의 어머니 노래는 연극 외적으론 감동적이었을지 몰라도 연극의 내용을 생각해서는 다른 곡으로 바꾸거나 적어도 순서를 바꿨어야 했다. 가뜩이나 관객이랑 배우의 거리가 3m도 안되는 정말 작은 소극장에서 갑자기 그렇게 극의 분위기를 바꿔버리면 흐름이 끊기는 정도가 아니라, 관객들이 당황하게 된다.
가수가 아니니 당연하겠지만, 피노나 베스의 노래가 썩 훌륭하지만은 않다는 사실도 아쉽기는 마찬가지. 특히 피노의 발성은 짜게봐서 아마츄어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분명 공연의 시작과 끝인 Stand by Me와 Over the Rainbow는 열정이 넘치는 무대였건만 그 힘이 연극을 내내 지배하지 못한게 아쉽다고 할까. 만일 공연이 거기서 더 길어지는 100분정도의 이야기였다면 아마 관객들이 극을 따라가지 못할정도로 루즈해질수도 있지 않았나 싶다.

어, 그리고 이건 좀 공연과는 관계없는 이야기지만 80분의 공연시간은 다른 이유로도 매우 적절하다고 할 수 있는데, 왜냐면 그 이상은 슬슬 비좁은 의자에서 온몸이 SOS신호를 보내기 때문이다. 아마 공연이 20분만 더 길었어도 꼬리뼈에 멍들었을지도 모른다. 앞뒤로 좁은 간격때문에 다리도 아프고 말이다 :)

아쉬운점이 분명 존재함에도 고물밴드 이야기! UH?는 분명 재미있는 공연이다. 그들이 만들어낸 악기들은 보기만 해도 재미있고 -물론 연주도 한다- 극에 녹아있는 개그 코드들도 나쁘지많은 않다. (개인적으론 피노의 음치컨셉이 제일 즐거웠다)

아무 생각없이 노플랜으로 보게된 공연이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즐거움이 컸던- 충분히 재미있게 즐긴 공연정도로 마무리하면........되려나?!






아 참, 이거 빼먹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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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여신님 굽신굽신
바글
2008/02/12 04:36 2008/02/12 04:36


Response : 0 Trackback , 14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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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간지남 2008/02/12 12:50 Delete Reply

    남의 발성 태클걸지말고 님이나 노래방에서 노래 한 곡조라도 뽑아보시져.

    ps. 6번째 문단 3번째줄 오타 ㄳ

    1. Re: # 바글 2008/02/12 15:52 Delete

      너 좀 짱인듯?! 그 오타 어케찾아냄?!

  2. # 간지남 2008/02/13 14:03 Delete Reply

    오타 2개 더 있는데 찾아볼테냐

    1. Re: # 바글 2008/02/13 21:42 Delete

      절대 못찾을듯

  3. # 완소탱이 2008/02/13 15:33 Delete Reply

    미안 네가 마지막으로 본 영화는 아쉽지만
    '황금나침반'이 아니었더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 Re: # 바글 2008/02/13 21:42 Delete

      ?!?!?!
      잠깐 뭐야 너 희동이 아녔냐? 상언이냐?

  4. # 성분 2008/02/13 21:41 Delete Reply

    저 완소 언니야 이름이 피노였어?[...]


    나 풍선갖고싶음

    1. Re: # 바글 2008/02/13 21:42 Delete

      손 드시지 왜 이제와서 그러심미...

  5. # zz 2008/02/14 12:04 Delete Reply

    대학로 연극이 뭐 관객이 없어,,ㅋㅋ 글구 니가 뭔데 평론질이 야.. 입다물고 조용히 너만보게 글쓰든지...븅신

    1. Re: # 바글 2008/02/14 16:00 Delete

      거 바글닷컴 만들고 처음달리는 상볍진 댓글인듯. 굽신굽신

  6. # 더 골든 라잇 핸드 2008/02/15 00:24 Delete Reply

    우리만난게 토욜아니었음미??;;;

    1. Re: # 바글 2008/02/15 02:14 Delete

      어 그러네 -_-; 이거 금요일 일기였잖아...

  7. # 성분 2008/02/20 23:03 Delete Reply

    ...근데 니 화양연화도 보지 않았음?;;

    1. Re: # 바글 2008/02/21 19:03 Delete

      아 맞다(...)
      이거 민망하게 다들 왜이러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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