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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마리미떼 평론

Posted 2005/01/14 19:45, Filed under: 지나간 기억들


어제의 사쿠라에 이은 또하나의 히트작. 개그도 이쯤되면 예술이다!
마스터-j님의 평론[...]
으와 이런식으로 개그를 쓰다니...

현 일본의 정치, 사회 전반에 잠재된 학연, 지연, 혈연에 의한 세습적 구조를 옹호하고 정당화하는 선전성 소설

‘무슨 해파리 골절상 입고 깁스하는 소리냐’ 라거나 ‘음모론이다!’ 라고 반응할만한 주장이다. 하지만 우리는 사물의 본질을 탐구하고 고찰할 의무와 권리가 있는 민주 시민들이다.
‘현재까지의 18권 어디에 그런 선동적, 선전적 색채가 있단 말인가’ 라는 지당한 반응에 대해 우선 반박을 해두자면, 어떤 대상에 대한 태도를 요구하면서 ‘핑클도 아는 국군의 주적’ 같은 노골적인 압박 도서를 내던 시절은 지났다.
‘우리 회사 자동차 승차감 죽입니다’ 같은 직접 광고보단 인기 드라마에 자사의 자동차를 자주 비치게 하는 간접 광고 쪽이 ‘잠재의식에 박히는 세뇌’ 라는 면에서 훨씬 강력한 효력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쇠르 제도’라는 간단명료한 시스템 하나는 단순한 ‘가업 계승’을 상징한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장미의 관’으로 대표되는 ‘백악관(혹은 청와대)’ 으로 가면 다른 이야기로 볼 수 밖에 없다.

장미의 관·· 고교 3학년 주제에 어째선지 무슨 사건이 터져도 본질을 꿰뚫어보고 냉정, 침착하고 정확하게 대처하는 제갈공명이 셋이나 모여서 ‘장미님들’ 이라 불리며 학생들 위에 군림하는 리리안 지배 세력의 총본산이다. ‘장미의 관의 주민’들은 ‘만인의 위에 군림해 마땅한 지도자’ 인 ‘장미님들’ 과 ‘장미님들을 보좌하며 차츰 장미의 자질을 갖춰가는 봉오리들’ 그리고 ‘햇병아리로 갖가지 드라마를 연출해서 대외에 친화적 이미지를 심어주며, 차츰 장미의 관 선배들의 감화를 받아가는 막내들’ 로 분류할 수 있다.

따끈하면서도 이상적인 전개로 보이긴 하지만, 애시당초 무슨 고등학교 3학년이 그런 제갈공명들인가? 소설 1권부터 이 학교는 그런 괴물들을 권력의 정점에 놓아두고 있다. 타고난 지도자풍의 미즈노 요코나, ‘태만한 듯 보여도 할 건 다 하는’ 사토 세이와 토리이 에리코에서 그치지 않는다. 재벌집 딸인 사치코나 스포츠, 요리 만능인 레이, 기타등등··· ‘장미의 관 주민’ = ‘아무튼 대단한 사람들’ 이라는 설정은 독자들에게 ‘저 위의 세계는 아무튼 평민의 손이 닿지 않는 영역’ 이라는 관념을 끊임없이 세뇌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순전히 명목상의 선거를 거쳐 해마다 장미들의 쇠르들에게 ‘세습’되어 내려가는 권력의 흐름이다. ‘사실상 훗날 장미가 될 사람’ 인 봉오리의 쇠르를 뽑는다고 선거를 하진 않는다. 순전히 장미들과 쇠르들의 눈에 든 자들이 훗날의 권력을 보장받는··· 어이없을 정도로 현실 반영적인 설정에도 불구하고 ‘장미의 관 주민들의 비범함’에 세뇌된 독자들은 이의조차 제기하지 않는다.

‘하지만 정작 주인공인 후쿠자와 유미는 평민A가 아닌가!’ 라고 한다면···
‘어딜 봐서 평범이냐!’ 라고 답해줄 용의가 있다.
물론, 실제로 소설 초반부의 그녀는 같은 반 친구들 외엔 별로 아는 사람도 없는 흔해빠진 평민 A였다.
하지만 사치코에게 쵸크 슬리퍼를 당하고 이튿날엔 스피어를 맞던 그 순간부터 그녀는 평민이 아니었다.

초반의 유명새는 단순히 사치코와의 가십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그 이름도 찬란한 ‘장미의 관 주민’으로 등록되기가 무섭게 그녀는 최강의 특별한 사람으로 각성해서, ‘누구든 녹여내는 페로몬계 인간 자석’으로 돌변한다. 대중이 원하는 말을 해 주면서 대중에게 ‘저 사람에겐 내가 필요하다’ 라는 동조 본능을 불러 일으켜 대중을 홀리는 그녀의 기질은 필경 20세기를 주름잡았던 독일의 콧수염 아저씨를 모델로 삼은 것이리라.

‘팬으로서의 자존심’을 내세우며 로사리오를 거부하던 그녀의 변심과 향후의 드라마틱한 행보는 즐겁고 이상적으로 보이지만 결국은 ‘변심해서 권력에 몸을 의탁하고 차츰 윗물의 스캔들에 한 축을 담당하는 사람이 되어간다’ 라는 상황의 미화일 뿐이다.
이런 시각에서 볼 때, 한국으로 치면 ‘김철수’ 미국으로 치면 ‘존 스미스’ 급의 흔해 빠진 평민A 였던 후쿠자와 유미가 ‘로사 키넨시스 앙 뷔통 쁘티 쇠르’ 라는··· 다 말하기도 전에 신경질 날만큼 기나긴 칭호의 소유자가 되면서 시작되는 이 작품은 실로 명암이 반전된 ‘스미스씨 워싱턴에 가다’ 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은 어떤가?
리리안의 학교 신문으로 상징되는 언론은 끊임없이 장미의 관의 위대하신 어버이 수령동지들을 괴롭히는 악의 축일 뿐이다.「정보 전달이라기 보단 소설급의 기사로 사고만 치는 옐로 페이퍼, 그리고 그런 기사를 쓰는 기자(라기 보단 소설가)는 자기가 무슨 짓을 저지르는 지도 모르고 특종에 목을 맬 뿐」이라는 게 이 소설이 설파하는 반정부 언론의 실체다.
이 같은 전개가 말하는 바는 결국 ‘닥치고 따르기나 해’ 라고 풀이할 수도 있는데, ‘정부가 하는 일에 태클 거는 언론은 이런 엉터리 찌라시에 지나지 않는다’ 라는 시각을 주입하는 전형적인 수법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작가는 친정부 성향을 띠는 3:7에 대해선 그녀의 언니와는 반대로 우호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명목에 지나지 않는 선거 제도에 반기를 들고 일어났던 카니나 시즈카는 어떠한가.
‘발버둥 쳐봐야 평민은 평민을 뿐’ 이라는 결말도 모자라서 ‘사실은 백장미님의 관심을 끌고 싶었던 것 뿐이다’ 라는 속사정, 그리고 이어지는 그녀의 친정부파로의 전향이라는, 객관적인 사실만 놓고 보면 아연 실색할만한 전개가 무척이나 당연하고 이상적인 것으로 그려진다. 혁명에 실패한 그녀는 친 정부파로 태도를 바꿔 안전을 확보했지만, 결국 무솔리니가 군림하던 나라로 망명하는 결말은 대체 어떤 여운을 의도한 것일까····
‘결국 권력은 원래 특권층의 손에 있는 것이 당연하고 이상적인 거다’ 라는 만고의 진리에 도전했던 카니나 시즈카로 대표되는 혁명가들 또한, ‘닿지 않는 머나먼 권력의 이상향’ 을 향에 손을 뻗는 속물일 뿐임을 말하고자 했음이리라.
‘혁명’의 타이틀을 걸고 나선 황장미 혁명은 더욱 가관이다.
지배층 내부의 자작극을 흉내나 내면서 놀아나는 우민들의 추태는 중우정치가 빚어내는 촌극의 정점이며, ‘철학자(자격 있는 자)가 다스리는 사회’를 주창한 플라톤의 사상이 극도로 빛을 발하는 순간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자잘한 설정적 아이템을 찾아보면 심증은 더욱 굳어진다.
교칙이 금지한 불순한 이성 교제가 아니라, 법망의 구멍으로 빠지는 불순한 동성 교제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사토 세이는 훗날 에로 오야지로 각성한다.
이처럼 사토 세이란 캐릭터는 섹스 코드 방면을 담당하며 갖은 성추행을 일삼지만 정작 그녀는 1세대들 중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며 비중도 매우 크다. 그녀의 오야지 성향을 근거로 ‘장미 실격’같은 소릴 하면 ‘하루살이 코피 터지는 소리’일 뿐이다. 결국 윗사람의 성추행 스캔들은 본질에서 벗어난 무의미한 태클일 뿐이며, 그 속에는 어떤 애절한 사연이 숨어있을 지도 모르니 기사화 하거나 입방아 찧는 건 남의 상처 후벼 파고 훌륭한 인재를 매장하려는 악독한 짓이니 신경 꺼야 하는 것이다.
‘부잣집 히스테리 아가씨’ 라는 짜증나는 인간 군상에 속하는 사치코가 ‘여왕님’으로 인기 몰이를 한다거나 ‘의욕 부진한 천재’ 토리이 에리코는 이웃 학교 강사랑 연애 스캔들을 일으켜도 관대하게 넘어간다거나 하는 것도 ‘장미’ 라는 단어의 힘이다.
‘장미’라는 타이틀이 걸린 그녀들은 평민들에게 허락되지 않은 행동을 해도 아름다운 것이다.
위대한 동무는 당신을 보고있다
'마리아님께서 보고 계셔' 라는 제목의 소설에 익숙해진 이들의 눈에 곱게 비칠 리 없는 구절이다.
'마리아님을 사회주의자로 전락시키는 저질 패러디!' 라고 다그쳐도 좋다. 어디까지나 조지 오웰의 「1984년」이 시공간을 초월한 표절 패러디 도서라는 걸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갖춰졌을 때 얘기지만. 이렇게 말하고 보면 오히려 의심되는 건 이「마리아님께서 보고 계셔」라는 청춘 백합 도서 쪽이다.
‘보고 계셔’ 라는 제목에서 착안해서 카메라쨩이라는 스토커를 마리아님으로 풀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역시 ‘마리아님은 이 안에 있어’ 같은 전개는 연쇄 살인을 부를 수 있으니 기각이다.
매번 책을 집을 때 마다 보게되고 작품 중에서도 클라이막스에서 심심찮게 등장하는 이 ‘마리아님은 이 안에 있어 마리아 님께서 보고 계셔’ 라는 구절은 그 어떤 구절 보다 반복 세뇌를 의도한 구절이다.
리리안을 굽어 살피는 마리아님은 모든 걸 보고 계시니 삽질 하지 마라는 지엄한 훈육의 메시지인데, 크리스트교에 관심도 없는 학생들이 ‘마리아님의 가호’ 운운하며 매일 아침 공손히 기도를 드리는 건 무엇을 의미하는 가.
혁명을 일으키다 실패한 자와 권력의 중추에 선 자가 ‘구노의 아베마리아’ 라는 노래 아래 화합하는 장면은 무엇을 의미하는 가.
‘모든 걸 굽어 살피는 마리아님’ 이란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가.
소극적이지만 처절한 저항을 해 나가던 「1984년」의 주인공 윈스턴의 마지막 대사를 되새겨 본다.
나는 위대한 동무를 사랑했던 것이다
바글
2005/01/14 19:45 2005/01/14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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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팟찡군 2005/01/15 00:47 Delete Reply

    이건 정말 대박이었음 >ㅁ<b;;;

  2. # 미스티네스 2005/01/15 16:36 Delete Reply

    그 예전에 본 마리미떼 동인지 중에 그런거 있었는데.. 마리아상의 눈 안에는 사실 감시카메라가 장치되어 있어서 수녀회 중앙관제실에 연결되어 있..

  3. # 바글 2005/01/19 00:37 Delete Reply

    파뱐//아아 정말 대박 -_-b
    미스티네스//...그러니깐 제목부터 이미 마리아님이 "보고"계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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