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끝을볼지 모르는 여행기 -1-
이젠 더이상 미루다간 도저히 기억도 못할 듯 싶고, 돈천만원 들여서 여행까지 와놓고 이거라도 안쓰면 정말 이 홈페이지 버릴꺼 같고 뭐 여튼 여행 내내 포스팅에 대한 강박증이 있었...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이렇든 저렇든 에라 모르겠다 일단 저지르고 보자. 어디서 끊고 계속쓸지 나도 모르겠는데, 일단 여행기 시작.
저 돼지는 처음엔 정말 여행내내 들고다니면서 나 대신 찍어놓고 포스팅용 사진으로 쓰려고 했는데, 과연 내가 포스팅을 할지 하는 의문은 제쳐두고, 당장 감당 안되는 부피때문에 도저히 배낭여행에서 들고다니기엔 불가능했기에 눈물을 머금고 집에다 버리고 출발.
여하튼 이 여행기는, 내가 군대를 제대하고 복학을 포기하면서부터 시작되는 한국-스페인-프랑스-영국-미국-영국-아일랜드-우크라이나-나도몰라 어디갈지 의 수습 안되는 루트로 시작되는, 그런 여행기이다.
아 모르겠다 일단 가고보자
세계 유일이라는 LV를 비롯하여 들어본 모든 명품 브랜드는 모두 인천공항 면세점에 입점해 있었다.
듣기로는 두바이와 히드로 면세점에 이어 인천공항이 면세점 매출 3위라는데, 두바이는 안가봐서 모르겠고 히드로 면세점은 열라 공사중인데다가 인천공항보다 상태가 훨씬 메롱했다.
다만 그 규모면에서 차이가 있다보니 히드로가 2위인듯 한데 여튼 이번 여행하면서 비행이 원없이 타고 공항도 원없이 갔지만 인천공항만한데는 없었다. 비행기도 국적기가 최고였고. 이쪽으론 이러니 저러니 해도 국산이 최고인듯.
스페인에 도착했을때는 새벽이었다. 사실 새벽은 아니고 아침 여섯시쯤 됐던거 같은데, 곧 알게되지만 스페인은.......아침 여덟시가 다되도록 해가뜨지 않는 나라였다. 시간대가 맞아서 그리된건지 몰라도, 여튼 얘들 거의 여덟시나 되야 해가뜨고 밤 아홉시나 되야 해가지는, 여행하기엔 상당히 쾌적한 환경이었다. 늦게까지 다녀도 해가 안떨어져서 좋았음.
처음봤을땐 '오오 유럽의 고풍스러운 건물 오오...'란 반응이었지만 여행 내내 보다보니 나중엔 그냥 무감각 심지어 얘네 아파트 구조도 이상하고 화장실 바닥에 배수구도 없고 아무리 닭장이네 성냥갑이네 해도 한국 아파트만큼 공간활용 잘하고, 편의시설 잘돼있는델 볼수가 없었다. 여하튼 화장실 바닥에 배수구 안만드는건 정말 멍청하단 생각밖에 안들었음. 근데 미국와도 그런게 이게 양놈들 취향인건지...니들은 화장실 바닥청소도 안하냐.
마찬가지로 처음엔 '오오 유럽의 고풍스러운 성당 오오...' 였으나 나중엔 정말 보고 또보고 어디 마을 갈데마다 한번식 본지라 스페인 여행 후반쯤 가면 귀찮아서 지역 카테드랄 들리지도 않게 되버렸다. 뭔가 처음엔 신선한데, 나중에 가보면 건축이라도 공부하지 않는이상 '다 그게 그거에요 똑같이 생겼어' 라던 민박집 주인의 말이 새삼 기억남.
그 출처가 불분명한 세계 3대 미술관중의 하나라는 프라도 미술관. 문제의 세계 3대미술관은 프라도, 루브르, 상트페테르부르크와 MoMA가 치열하게 경쟁하는듯 한데, 뭐 내알바 아니고 여튼 이때 아트패스라고 프라도-레이나 소피아-티센 3개 미술관의 패스를 끊었다가 다음부터 두번다시 미술관을 안가게 되는 참극을 겪게된다. 그중에서도 첫날 하루 다잡아먹고 다음부터 미술관 근처에만 가면 짜증을 솟구치게 만든 이 프라도는 3대 미술관중 하나라는 명성에 걸맞게 토나오게 많은 소장품을 자랑하고 있었음. 입장료가 아까워서 안볼수도 없고, 그렇다고 본다한들 뭐 달라지길 하나... 시라노 연애조작단 보면 중간에 '루브르는 모나리자, 오르셰는 만종 아냐?' 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정말 프라도는 고야나 몇점, 레이나 소피아는 게르니카나 보고 나올걸 그랬음. 괜히 여행 첫날부터 욕심만 많아서 꾸역꾸역 프라도를 다돌았는데, 덕분에 미술관은 그 다음부터 그로기 상태. 나중 이야기지만 뉴욕가서도 MoMA 겉에만 구경하고 그냥왔다.
투어리스트가 신기해서 사진찍은 투어리스트.
처음엔 배낭여행자가 개뿔 투어버스 이랬는데, 나중에 바르셀로나에서 이런저런 일이 겹쳐 한번 타게됐는데 뭔가 엄청 편해서 2층에 올라갔다가 잠만잤음...
첫날 점심부터 만사 귀찮아서 지나가다 보이는 맥도날드에서 해결. 사진에 보이는 버거는 쿼터파운더 사촌쯤으로 보이는 앤데, 유일하게 스페인만 쿼터파운더가 없고 다른나라엔 다 있었다.
참고로 양구에서 군생활하는 내 친구놈중에 신촌 맥도날드는 유난히 더 맛있어라는 신빙성 제로의 이야기를 하는놈이 있는데, 내경우에는 신촌 맥도날드는 커녕 마드리드 맥도날드나 런던 맥도날드나 뉴욕 맥도날드나 맥도날드는 다 그맛이 그맛이었음.
사진만 봐선 가물가물한데, 아무래도 솔 광장인듯. 마드리드만 해도 계획도시라 그런진 모르겠는데, 도시구획이 상당히 잘되있어서 광장을 중심으로 도로가 뻗어있어 길찾기가 엄청 쉬운편이다. 단순히 길찾는 문제가 아니라 적당히 걷다보면 광장이 나오는데, 이게 어지간해서는 준 공원수준이라 쉴수도 있고 동네의 중심 역할을 하고있어 이런 광장은 좀 부러웠음. 하긴 런던 피카디리에서 길잃고 열라 헤매던거 생각하면 마드리드가 계획도시라 유난히 이런게 잘되있는거 같기도 하고.
뭔가 도전하고싶은 치즈를 잔뜩 쌓아놨으나, 저걸 들고 여행을 다닐수도 없고 한번에 다 먹을수도 없는지라 눈물을 머금고 포기한 치즈가게.
스페인 왕궁. 한때 세계 패권을 다투던 나라답에 안은 어지간히 화려하다. 얘네 나라 돌아다니면서 느낀거지만, 대략 1500년 즈음 해서 레콩기스타(또는 레콘기스타, 또는 레콘...다때려치고 국토회복운동이라고 하자)가 종료되고 콜럼버스가 아메리카를 발견한 시점부터, 1590년 즈음 영국 안개에 함대 다말아먹고 나라 거덜내먹을때까지 참 짧은시간 패권을 잡았으면서도 그동안 어지간히 뽕을 뽑았는지, 여기저기 구경다니다보면 온통 금칠에 장식에 화려하지 않은게 없다. 덕분에 후손들은 대대손손 그걸 우려먹으면서 아직도 살고있는데, 얘들 보면 참 유럽빨 받아서 경제가 이정도인건지 나라 망하지 않고 아직까지 버티고 있는게 신기할정도. 한 두시쯤 되면 벌써 낮잠자러 기어들어가고, 다섯시나 되야 문을 열까말까 하다가 또 좀있으면 문닫고 퇴근하는거 보면, 이것들은 먹고살자고 일을 하는건지 심심해서 일을 하는건지 구분이 안간다. 덕분에 카탈루냐 애들이 나라 먹여살리느라 허리가 휘다가 독립운동을 하게 되었다는 슬픈 이야기도 부록으로 딸려오는데, 여튼 얘들 인생 편하게 사는것처럼 보이는건 어쩔 수 없다.
한편 난 이 역사복잡한 나라 대충 봐서 잘은 모르겠지만, 여튼 프랑코가 죽고 왕정이 복고되서 지금은 무려 입헌 군주국, 즉 왕이 있는 국가란다. 어 지금 안건데 그럼 저 궁에 왕이 사나?!
한편 그 맞은편에 있는 마드리드 주교좌 성당. 스페인 여행 내내 질리게 보는 카테드랄 여행의 시작이었다. 아무리 나이롱이라지만 그래도 왠지 찜찜한 마음에 들리는 도시마다 성당은 한번씩 가봤는데, 덕분에 이 알무데나 카테드랄에서 시작해서, 바르셀로나의 카테드랄에 이르기까지 정말 토나올만큼 본듯 세비야에선 아예 미사까지 참석하고. 이번 여행중에 현재까지 세비야 카테드랄이랑 파리 노틀담, 포츠머스 성당에서 미사를 봤는데(4주동안 세번 미사를 봤다!) 이기세로 미사보다간 평생 본 미사보다 여행중에 본 미사가 더 많을듯.
으리으리한 내, 외부완 별개로 카테드랄의 실상은 공동묘지였다.
패스끊은 돈이 아까워서 어쩔 수 없이 간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 프라도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질렸기에 이미 미술관은 이때부터 입장에 의의를 두기 시작했다.
마드리드란곳이 나흘간 머무르며 뭘 보기엔 빤한곳이라 인근에 있는 세고비아 당일치기를 시도.
옛날 로마 수도교가 있다는 덴데, 여튼 그건 잘 모르겠고 수도교 올라가는 길에 개가 의자에 묶여있었다. 개 상태를 보아하니 버려진 개는 아니고, 주인이 어디간 모양인데 여튼 엄청 처량한 자세로 저러고 있었음.
버스터미널에서 좀 올라가니 수도교가 보이기 시작. 로마애들이 지어놓은 수도교야 사진이나 TV를 통해 여러번 봤고, 그냥 그거랑 똑같이 생겼음. 아직도 궁금한건 다른게 아니라 대체 저 수도교 어디에 수도관을 설치해서 물을 끌어온건지 알수가 없음. 분명 물을 끌어오는 수도교라고 들었는데, 대체 어디 수도관이 있는거지?!?! 다리 위로? 아니면 다리 안에?! 이건 뭐 인터넷에서 찾을수도 없고, 나만모르는건지...
민박집 누나가 강추했던, 메종 드 칸디도의 꼬치니요 아사도. 대충 돼지고기를 황토구이 한 느낌인데, 엄청 맛있어요 세고비야 별미임! 이라고 했던 민박집 주인누님의 강추와는 달리, 이거 꽤나 느끼함... 여튼 이 음식점 세고비아 오는 관광객은 다 한번씩 들리는거 같은데, 가격도 둘이먹으니 근 100유로 넘게 나온 듯 하고, 이래저래 돈을 갈퀴로 쓸어담는듯. 맛은 뭐 한번 경험하는걸로 충분하다 정도?!
세고비아에도 물론 성당은 있었음.
수도교와 더불어 세고비아 관광수입의 양대산맥인 세고비아 왕궁. 얘네는 뭐 도시마다 왕궁이 하나씩 있는지 알수가 없음.
여튼 그 안에 한참 걸어올라가면 끝이 보이는 탑이 하나 있는데, 관광객 답게 굳이 돈까지 더줘가며 기어올라갔으나, 세상이 다 그렇듯 경치는 고만고만 했음. 어차피 성 자체가 꽤나 언덕위에 있어서 그냥 거기서 보나 탑까지 기어올라가서 보나 큰 차이는 그닥...
갈땐 몰랐는데, 마드리드에서 세고비아를 연결하는 고속버스에선 무려 무료 와이파이가 가능했다! 젠장 한국이 개뿔 IT강국은 이런거나 좀 보고 배워라.
다시 마드리드로 돌아와서, 결국 패스값이 아까워서 티센 미술관까지 관람종료. 이후로 미술관은 다시는 안찾게 되었다...
마드리드 시내에 있는 왕립 식물원은, 동네 할머니들의 사랑방이 되어있었다. 이거 무슨 한국의 파고다 공원쯤 되는듯.
여튼 이렇게 나흘간의 마드리드 일정을 마치고 톨레도로 이동.
아오 세상에 이거 생각보다 포스팅 하나 하는데 엄청 오래걸리네 연김에 스페인은 다 쓰려고 했는데, 아직 안달루시아도 못간걸 보아하니 올해안에 이 포스팅 마무리하긴 글렀다. 여튼 1편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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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글
2011/04/26 13:13
2011/04/26 13:13